My Eco-Life/나의 사랑하는 생활

부산 금정산과 태종대의 늦가을 정취

꿈꾸는 섬 2006. 11. 7. 06:30

 

11

    

 

 

  부산 금정산과 태종대의 늦가을 정취...

 

오늘 입동이라 그런지 이른 새벽에 출근 준비를 하여

밖으로 나오니..

글쎄@@! 눈이 내리는거 아니겠는가?!

지나시는 환경미화원 아저씨에게 한마디 건넨다.

"허허 이거 대구에 11월 초에 눈이 다 내리네요!"

"그러게요!"

요즘의 날씨는 정말 예측을 불허하는 것 같다.

이제는 가을이 멀찌감치 달아난 걸까?

벌써 겨울이 찾아온걸까...

 

어제는 무척이나 바쁜 일들속에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오늘에야 비로소 조금의 여유를 찾아 지난 주말 다녀온

부산의 정취를 담아본다...

 

2006. 11.04 . 토. 05:30.. 어스름한 새벽에 곤한 잠에서 깨어났다.

06:49분 홈티켓으로 미리 예매해 두었던 부산행 기차를 타기 위함이다.

드디어.. 여행 중에서도 가장 낭만적이다고 하는 열차여행을 떠난다.

열차안에서 보는 바깥풍경은

아직 밤기운이 다 가시지 않은 듯 어두움을 머금고 있다.

 

지난 9월30일 청송 여행 길.. 주왕산에서 만났던 구환형님을 만나러 간다.

그 동안 몇번 씩 통화하면서..

늘 반가이 대해 주시는 형님이 고마웠고

부산에 오면 꼭 한번 들르라는 말씀에..

부산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며 일부러 시간을 내었다.

 

삼랑진을 지나고.. 화명역 그리고 구포역..

사상역을 지나 드디어 부산에 이르렀다.

부산역 광장에 다다르니 형님의 전화가 온다.

약 15분 후면 도착하신다는 말씀과 함께

집에서 조금 꾸물거리다 보니 조금 늦었다시며 미안해하시며..

광장에서 조금만 기다리라하신다.

'전 괜찮습니다. 천천히 오세요^^'

15분여 지난 후 드디어 형님 반가운 모습이

저 멀리 지하철출구 쪽에서 눈에 띈다^^

 

반가운 악수와 함께 금정산으로 가는 지하철과 버스안에서

그리고 금정산을 오르는 내내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한다.

무슨 할 말이 그리고 많은지 형님은 연신 내게 부산의 여러 지형에 대해

그리고 금정산에 대해서도 상세히 말씀하여 주신다^^


 

금정산 오르는 길..

국내 최대의 산성인 금정 산성이 끝없이 보이는

꼬리를 자랑하듯 길게 뻗어있다.주말이라 그런지

가을의 끝자락을 놓치고 싶지 않으려 많은 사람들이

금정산에 오른다.

가을 느즈막히 떠나보내기를 아쉬워하며..

 

중턱 산장에서 막걸리 한사발씩 나누며 지난번 주왕산에서 못다한

인생이야기들을 허울없이 함께 나눈다.

 

구비 구비 내려다 보이는 부산 시내..

그 뒤로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은 안개로 인해 끝내 시야를

가리고야 말았다.

 

 


금정산의 금정(금샘)

금정이란 명칭은 산정상에 높다란 돌이있고

그 돌위에 샘물이 마르지 않아 금어가 오색구름을 타고

내려와서 놀았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정말 그런 샘이 있을까? 했지만

정말 그 높은 곳에는 작은 샘, 금정이 있었다.

누군가 옆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샘인 것 같다고 하는 말이

들리긴 하지만.. 있는 모습 그대로 난 받아 들인다.

이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져오고

또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우리의 강산과

그에 대한 전설들을 기억하게 해 주고

남겨주기 위해서는 먼저 기성세대인 우리의

믿음 신뢰 그리고 애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금정에서 바라본 고당봉(해발 801.5m)

 

동해안을 따라 내려온 태백산맥의 맨 끝에 위치한 산 금정산은

주변 곳곳의 기암괴석과 웅장한 산세로 경치가 수려하고 장대함을

자랑하며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아름다움과 위용을 느끼게 하는

명산이라 할 수 있다. 높지는 않지만 그 산세가 매우 수려하여

"남쪽의 금강산"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금정산성은 산기슭에서부터 시작하여 능선을 용틀임처럼 휘감고

여러개의 계곡을 돌아 정상 가까이에 이어진 포곡식(包谷式)산성이며

산세가 급준하고 기암괴석이 많고 수목이 울창하여 자연경관이

수려하다. 산봉우리와 봉우리를 연결하여 길게 뻗은

산성은 높은 산에 동해로 향해 쌓았는데

이것은 동해쪽으로 기어오르는 왜구를 감시하기 위함이 분명하다.

높은 암석이 솟아 매우 험준한 곳을 따라서 천연의 암벽을 이용한 것은

한결 자연스러움을 더해 주고 있다.


웃는 모습이 넉넉한.. 형님의 모습 한컷 담아본다.

사진발이 잘 안받으신다 하시지만 내가 보기엔

여지없는 살인미소다^^*

 

그렇게 금정산속에 한참을 머무르다..

산성마을쪽으로 발길을 돌려 내려간다.

그 유명하다던 염소불고기와

막걸리.. 그리고 형님과의 대화는

끊이질 않았다.

 

형님과의 만남이 오늘이 고작해야 두번째 만남이었지만

내게는 그 어떤 만남보다 소중하게 기억되리라..!

형님과 내가 만나 서로 좋은 것을 선물할 순 없지만

서로를 진심으로 반가이 대해주고

마음담긴 웃음을 선사하며..

허물없이 서로의 인생을 이야기할 수 있음이

그저 난 좋을 뿐이다. 형님도 그러하듯이...

그러기에 난 이런 만남이 참 좋고 형님이 참 좋다^^

형제남매지간에 오빠가 없다면 오빠를 갖고 싶어하고

누나가 없다면.. 여동생이 없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내게도 오빠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봤을 것이다.

내게도 형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형님을 내가 형님이라 부를 수 있다라는

사실이 날 너무 행복하게 만든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이토록 소중하게 다가올 줄은

미처 몰랐다...

 

다음에는 가족들이 함께 경주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그땐 형님께서 확실한 관광가이드를 해 주신다니

정말로 기대된다^^

그 땐 형님의 10살 늦동이 아들과

내 9살난 딸래미와의 회동(?)도 있을 것이다.

형님 웃으시면서 "이거 나중에 형님아우지사이에서

사돈지간으로 바뀌는 거 아닌감"~ "허허허!" 웃으시며 하시는 말씀에

"ㅎㅎ 그러게요!^^*"

 

 

그렇게 형님과의 만남은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구포역에서.. 대구로 갈까 태종대를 갈까 망설이다..

결국 태종대로 발길을 돌렸다.

언제 또 태종대에 올 수 있겠는가?!

가는 도중 비가 내린다.

괜히 이 길을 택했나?

하지만.. 태종대에 도착하니

하늘이 조금씩 개이기 시작하네^^*

 


<자연보호헌장>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혜택 속에서 살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하늘과 땅과 바다와 이 속의 온갖 것들이 우리 모두의 삶의 자원이다.

자연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원천으로서

오묘한 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질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 땅을 금수강산으로 가꾸며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향기 높은 민족문화를 창조하여 왔다.

그러나 산업 문명의 발달과 인구의 팽창에 따른 공기의 오염,

물의 오탁, 녹지의 황폐와 인간의 무분별한 훼손 등으로

자연의 평형이 상실되어 생활 환경이 악화됨으로써

인간과 모든 생물의 생존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므로 국민 모두가 자연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여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며, 모든 공해요인을 배제함으로써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회복 유지하는데 정성을 다하여야 한다.

이에 우리는 이 땅을 보다 더 아름답고 쓸모 있는 낙원으로 만들어

길이 후손에게 물려주고자 온 국민의 뜻을 모아

자연보호 헌장을 제정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실한 실천을 다짐한다.

 

모든 삶은 자연으로 통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삶을 사는 방식이 자연을 아름다운 우리강산을

사랑하지 않고 가꿔가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절대로 풍요로워질 수도 행복을 누릴 수도

없을 것이다.

오늘.. 자연의 그 오묘한 섭리와 질서 그리고 조화 속에서

내 마음을 다스려본다..


 

 

자갈마당이라는 곳에 이르렀다.

굽이치는 파도가 삼킬듯이 내게로 달려든다. 


항구로 회항하는 배들..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고 "우르릉" 거리는 모습을 보니..

다시 비가 내릴 모양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파도에 잠긴 바위들의 모습..

성난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산산히 부서진다.

하지만 바위는 절대 휩쓸려 가는 법이 없다.

언제나 그 자리에...


바다 한 중간에 있는 외로운 바위섬

마치.. 나의 모습을 보는 듯... 한참을 바라본다.


뿌연 구름 사이로 은은하게 내비치는 태양빛..

그리고 회항하는 배들...



 

전망대


전망대를 지나가는 길.. 소나무 뒤로 보이는 끝 없이 펼쳐진 바다..

비가 내린 후라 솔내음과 바다 내음의 그 향기로움이

더욱 내 코를 자극한다.


사고난 다누비 열차..

 커브길 돌다가 약간 미끄러져서 길 옆에 부딪혔나보다.

다행히도 부상자는 없다고 한다.

열차 운행이 당분간 중단된다는 안내방송.

태종대 입구서부터 안타길 잘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열차라고는 하지만 안전성이 많이 미흡해 보였다.

그 긴 차를 레일도 없이 굽이굽이 오르락 내리락하며

커브길 많은길을.. 사고에 방치될 수 밖에 없는 모습이다.

하루속히 그러한 안전성을 보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내려오는 길.. 태종사에 잠시 들렀다.


태종사 올라가는 입구에 위치한 작은 연못..

비단 잉어들이 유유히 물속을 거닐고 있다.


마치 한쌍의 부부처럼.. 연못위로 떨어진 가을 낙엽 사이로

수줍은 얼굴을 빼꼼히~ 내밀며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고 있다.


태종사 대웅전


태종사 입구에 피어있는 청초하게 피어있는 꽃이 있어 담아본다.
꽃이름은 잘 모르겠다. 아마도 방울꽃이 아닌가 싶은데..


 


태종대 입구에 위치한 의료지원단 참전 기념비.

의료지원단의 그 남긴 숭고한 업적들을 생각하니

숙연해 지며..잠시 고개를 숙인다.

 

그렇게.. 날은 저물어 가고..

 나의 짧은 부산 여행기는 막을 내려갔다.

 

 반가운 웃음으로 형님을 만나고..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만나고..

바다위의 외로운 섬하나를 만났다.

 

만남이라는 것이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서로에게 무언가를 받기만을 원한다면

그 만남의 가치는 이미 상실되어버린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만남속에서

서로의 있는 모습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진솔한 마음을 함께 나눌 수있는 만남..

이보다 더 값지고 소중한 만남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제 눈이 내리고.. 겨울은 찾아 오겠지.

하지만 내 2006년 가을은..

절대 잊을 수도 잊혀질 수도 없는 그런 소중한 추억이 되어

내기억의 서랍속에 고이 간직될 것이다.

 

그리고...

 

난 오늘도..  날 위해 기다리고 있는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내 마음의 창을 열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