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창세기와 에코하우스 - 2
창세기와 에코하우스 (2) 로마서 8:19-22
장근조 / 장충교회 장로ㆍ(주)리빙스톤 대표
얼마 전 나는 우리나라의 산악지대를 관통하는 중앙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다녀 온 적이 있습니다. 고속도로 주변의 산에는 수백 년, 혹은 수십 년 동안 꿋꿋하게 자라온 소나무가 많았습니다. 매스컴을 통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종인 소나무가 재선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창 푸르러야 할 산들이 마치 피부병에 걸린 것처럼 붉은 반점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소나무의 에이즈라고 불리우는 재선충은 솔수염하늘소를 매개체로 소나무의 양분과 수분의 통로에 기생하여 양분과 수분을 가로채기 때문에 소나무가 100% 말라 죽는 병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오던 소나무가 왜 이렇게 심각한 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는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합니다.
나는 모든 음식을 잘 먹는 편이지만 특히 생선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최근 뉴스에 우리가 자주 먹는 생선에서 다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되었다는 해양수산부의 검사 결과가 보도됐습니다. 특히 고등어, 갈치, 청어, 광어, 멸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 다이옥신은 맹독성 물질로 주로 쓰레기를 소각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즐겨먹는 생선에서까지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이옥신이 검출되었을까요? 이는 다이옥신으로 오염된 공기가 빗물에 의해 강이나 바다로 옮아갔고 바다에 살고 있던 고기들이 그것을 먹게 된 것입니다. 이제 생선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몇 해 전 손자 중의 하나가 아토피 때문에 큰 고생을 했습니다. 부모가 직장을 다니느라 부득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겼는데 맡긴지 얼마 되지 않아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온 몸으로 발진이 번져서 큰 고생을 하였습니다. 아이가 잠을 못자고 밤새도록 긁어달라고 합니다. 결국은 아이 때문에 어머니가 직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는 너무 고통스러워했고 성격도 나빠졌습니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신생아의 48%가 아토피성 질환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런 아토피가 언제부터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게 되었으며 그 원인은 무엇입니까?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아토피를 잘 모르고 지내지 않았습니까?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오염된 음식과 공기가 주원인이라고 합니다.
불임의 문제는 또 어떠합니까? 제가 장로로 시무하고 있는 장충교회의 큰 기도제목 중의 하나가 불임의 문제입니다. 결혼 후에 아기를 갖고 싶은데 아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부부가 기도도 하고 병원을 쫓아다니기를 10년이 넘었는데도 기다리는 아이 소식이 없어 애를 태우는 부부가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왜 이런 비극이 우리 주변에 날로 증가하는 것일까요? 물론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과학자들은 그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환경호르몬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 환경호르몬은 지구 온난화, 오존층의 파괴와 더불어 3대 환경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테오콜본은 그의 저서 ‘도둑맞은 미래’(1997,사이언스북스)에서 환경호르몬의 정체를 처음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인공 화학물질이 우리의 체내에서 흡수되면 섬세한 호르몬 시스템을 저해하여 정자의 오염, 정자수의 감소, 기형 정자의 생성, 생식기능 저하 등으로 불임에 이르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1950년대 플로리다 걸프해안에서는 짝짓기에 무관심한 독수리들이 발견되었고 80%가 불임이 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1980년대 아포포카 호에서 서식하던 악어들은 수컷이 퇴화하여 생식불능이거나 암컷이 알을 낳았지만 부화율이 고작 18%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피해 사례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우리 생활 가까이에 이러한 총체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태위기인 것입니다. 로마서 8장 22절을 보면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고 말씀했습니다.
우리도 바울처럼 피조물의 탄식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도 바울처럼 자연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신령한 귀가 열려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재선충으로 죽어가는 소나무를 바라보면서 나도 아픔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수컷이 퇴화하여 생식을 못하는 고기들을 보면서 애통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길가의 풀 한포기도 바다 속의 작은 미생물도 하나님께서 손수 지으신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율법의 대강령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사랑에 대해서는 늘 강조를 하면서 하나님의 작품인 이 자연 사랑에 대해서는 너무나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하나님의 작품인 자연에 무관심 혹은 학대를 한다면 하나님이 얼마나 서운해 하실까요?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회개해야 할 일 아닐까요.
로마서 8장 19절을 보면 ‘피조물이 고대하는 바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는 것이니’라고 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피조물을 고통 가운데서 건지는 하나님의 아들과 딸들이 되어서 그들 앞에 당당히 서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탄식 소리가 변하여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고통과 탄식 중에 있는 피조물들을 건지는 것인가에 대하여 다음 장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