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Eco-Life/좋은 글 나눠요^^

가을의 문턱에서(사계절 풍경일기)

꿈꾸는 섬 2006. 8. 26. 16:49



나는 세상을 뜯어고칠 아무런 힘이 없다.
그래서 나는 세상을 진정 사랑한다.
울먹이는 심정으로 부탁한다.
흐르는 강물은 강물이 알아서 흐르게 그냥 두자.

여름 - 雨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우리들은 이따금 동네 어른들이 느티나무 밑에서
'아,
요즘 우리 닭들이 몇마리 없어진 것 같당게'
하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닭 때문에 동네가 시끄러운 적은 없었다. 
그땐 그랬다.

가을 - 葉 사람은 무엇으로 자라는가.



간절한 것은 절실한 것이고
절실한 것은 다 절절하다.
그리움을 가슴 가득 안고 보낸 가을밤의 사랑은 절절하다.
절절한 것은 감추지 못하고 저절로 우러나온다.
저절로 우러나와 타는 가슴을 적시는 달디단 생수,
그게 시다.
시여! 콸콸 솟아라! 상처 난 내 살에서.



세월이,
어머님의 세월과 우리네 산천이 만들어 낸
어머님의 소박한 '예술'앞에
나는 저절로 고개 숙여진다.
우리의 진정한 예술은
이렇게 우리의 소박한 산천과
소박한 삶을 닮을 때
영원히 그 빛을 잃지 않을 것이다.



누구에게 고개를 숙일까
이른 아침 논길을 걸어오는 농부에게
언 땅을 뚫고 돋아나는 냉이에게
넘어가는 해와 뜨는 달과 별에게 그리고
캄캄한 밤에게
저녁 하늘에 뜬 노을에게
저절로 익어 떨어지는 살구에게…

겨울 - 雪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집.



삶은 지속됩니다.
새해 새 아침 내 첫발이 디딜 저 땅이
눈부십니다.



어, 눈오시네
눈이 와
산에...
눈이 먼저 오시네
눈 먼저 오시고
그대 오시려나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이름 하나가
시린 허공을 건너와
메마른 내 손등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