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Eco-Life/나의 사랑하는 생활

아버지

꿈꾸는 섬 2009. 2. 5. 13:31

 

 

 

 

아버님의 병원 진료를 위해서

지난 주 예약했던 날짜가 다가왔다.

이른 아침 버스로 오신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으로 향했다.

 

가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지만

20여년 전 그 기적의 감동을 생각하니

어떤 결과에도 감사하리라는 마음이 든다.

 

이런 저런 검진 결과를 말씀하시는 의사선생님..

100퍼센트 안심은 아니었지만

참 감사하고 다행스럽게도 우려했던 결과는 아니었다.

그저 조심 조심 또 조심하라는 말씀과

몸이 많이 약해져 있으시니

기존에 드시는 약을 고려해서

약과 처방을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경과를 지켜본 후 또 다시 증세가 나타나면

그땐 좀 더 정밀한 검사를 해야할 거라는 말씀...

 

그래도 너무 감사하다.

아버지께서 20여년 전

명을 달리하셨을 수 도 있었는데..

이렇게 살아계신 것 만으로도 늘 감사했었다.

 

병원을 나오면서

아버지 좋아하시는 도너스를 사 드렸다.

해맑게 웃으시며 드시는 아버지..

돌아오는 길.. 어머니 옷 사러간다는 말씀에

큰장 시장(서문시장)에 들렀다.

얼마만의 시장구경인가?!

대구에서 제일 큰 재래시장에 오니

정말 없는 게 없다.

많은 인파와 눈요기 꺼리 많은 이곳에서

아버진 시선을 어디로 돌려야할 지

모를 정도로 많고 많은 물건들에

입을 다물지 못하신다.

 

몇가지 옷과 물건들을 사들고

그냥 오자니 좀 섭섭해

시장 통에 있는 식당에서

칼국수와 수제비를 먹었다.

정말 그 맛은 시골 고향에서 일손을 잠시 쉬고

새참을 먹는 듯 맛도 있었고 시장통에서

좁은 의자에 앉아 먹는게 마치 풀섶에 앉아

먹는 듯한 기분이어서 잊을 수 가 없을 것 같다.

식당 아주머니께서 내가 많이 먹는 걸 보시더니

거의 한그릇 정도 더 덤으로 부어주신다.^^

재래시장에서나 맛볼 수 있는 칼국수 인심에

행복으로 배가 불렀다.

 

하루 더 묵고 가시라고 해도

한사코 가야하신단다.

개가 세마리씩이나 돼서 그녀석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다. 개가 상전이다 ㅋ

 

부모님 모시고 시골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침 일찍 서둘러 나오시던 내 부모님을 배웅하며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하며 인사했을

내 고향의 신작로는

어둑 어둑해진 신작로 저 끝을 돌아 오시는

부모님을 마중나와 가장 기뻐했으리라...

 

차문을 열고 또박또박 걷는

발자욱 소리에 골목 어귀에서 부터 난리인

멍멍멍 낑낑~소리..

보지 않아도 발자욱 소리로 주인을 알아보는

개와 강아지들의 똑똑하고 반가운 섬김과 순종에

어머님은 대구서 싸온 보따리안의

고기부스러기 부터 먼저 풀어서

던져 준다.

내 어머니도 강아지들도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을까?!!!

'녀석들아!!

나 대구로 떠나가고 없거든

너희들이 내 부모님 잘 보살펴드리거라!!

밥달라고만 너무 낑낑대지 말고..

알았지!!!'

 

'약 잘 챙겨드시고

술 드시면 안돼요..!!'

'그래 알았다..'

'언제 또 한번 올래?...'

하시며 겸연쩍게 웃으시는 아버지...

'예 곧 또 올게요...'

못내 아쉬워 하시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뒤로하고

다시 대구로 돌아오는 길..

 

하늘의 반달은 아버지마냥

내 뒤를 계속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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