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가을 단풍 기행
2006.10.14(토)
팔공산은 침묵 속에
賢/노승한
마음의 등불 밝혀
생각의 씨앗 뿌려
미소 안고 찾아온 팔공산아
밤새워 미소의 꿈은
산마루에 안개되어 흩어지니
산마루 마루턱에 넔을 넣고
어둠을 물리치고
여명의 북을 울려 길 떠나는 나그네
바라보는 하늘이 서러운 이 내 가슴
너만이 알고파서
내 눈에 눈물 뿌려가는 발걸음
서러움을 더하지 마소
가는 발길 곳곳마다
서러움에 눈물짓는 애타는가슴 안고
자욱 자욱 고인 눈물사랑이
빗물되어 님 가는 발길에 뿌려주니
어이해 복받치는 통곡의 회한
등불도 젖어 버린 뒤에
미소 잃고 춤추는 광대인가 하노라
내가 사는 곳, 대구를 대표로 하는 산, 팔공산의 단풍을
여지껏 한번도 구경하지 못한데 대한 자책의 마음..
그리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팔공산 산행길에 오른다.


팔공산 가는길.. 도중에 무태란 곳에 멈춰선다.
이곳은 가을철 억새가 장관을 이루어..
신혼부부들의 사진촬영지로도 각광을 받는 곳이다.
드디어..
수태골 연못 부근에서 부터 산행이 시작되었다.
가는 도중 암벽바위가 눈을 아찔하게 한다.
바위 틈새로 자라난 소나무.. 끈질긴 생명력 앞에 또한번 경탄한다.

거의 반쯤 올라왔을까? 내가 팔공산을 너무 얕잡아 봤는지..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지 오래다. 체력을 실감한다..
위로 보이는 두개의 봉우리 중
오른쪽 봉우리가 바로 동봉이다. 아~ 언제쯤 도착할 수 있을런지...

비로봉 공군기지

서로 비로봉 공군기지 아래와 동으로 동봉아래에 위치한 과협처..
동봉에서 힘을 모은 주룡이 장차 비로봉을 기봉하기 위하여
속기한 과협처를 서봉이 내팔(來八)의 일부가 되어 보호하고 있다는..
투박하긴 하지만 소박한 모습의 석조약사여래입상이 우뚝 서 있다.

드디어 동봉에 다다랐다.

팔공산의 정상 동봉에서 아래로 구비구비 펼쳐진 계곡들을 내려다 본다.
산 아래서 볼땐 시야의 한계가 있었지만 이곳 정상에서는
모든게 한눈에 들어온다. 산 아래서 볼 수 없는 것 조차도
이제 발아래로 모든게 확연히 드러난다.
어쩌면 우리의 삶가운데서도 이 산행길 처럼
때론 한치 앞도 바라볼 수 없어 아둥바둥 살아가지만...
그러나 결국 산의 정상에 오르면.. 그 모든 것들이
아래로 펼쳐져..
볼 수 없었던 것들도 알 수 없었던 마음들도 다 포용하게 된다.
이제 내 인생의 산을 오르자!
그 산에 오르면.. 내가 알지 못했던 나 자신의 모습까지도
볼 수 있을테니...

동봉에서 서봉을 바라보며...
아마도 동봉과 서봉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처럼
늘 서로를 바라보며 사랑의 밀어를 나누는 듯~ 보여진다..

동봉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이 아름다운 가을 풍경속에 그 누구도 감탄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한참을 동봉에서 머무른다.
산아래와 정상부근의 단풍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아름답고 곱게 형형색색 단장을 하고 날 맞이하는
단풍들..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저 아저씨 일기 쓴다.." "시인들 이런곳에 와서 시 쓰고 그러잖아"라는 둥..
내 귀에 꽂은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썪여 들린다.
내가 시인이라니... 그런 말은 처음 들어본다.ㅎㅎㅎ
비록 잘 쓰진 못하더라도 소중한 삶의 기억들을
내 추억의 책장속에 그저 담아두고 싶어서일 뿐이다.
정신없이 지나간 바쁜 시간들속에 혼란스러운 머리였는데..
아름답고 황홀한 단풍과 동봉 정상을 타고 불어오는 가을의
상큼한 단바람에 그 모든 상념들이 날아가버린듯 가벼워진다.
지난번 주왕산갔을때 만난던 구환형님께 전화를 드렸다.
언제 부산한번 놀러오라신다.
"11월 쯤 갈테니 부산관광이나 좀 시켜주세요^^*"
흔쾌히 승낙하시며 좋아하신다.
참 좋은 분이시다. 형님과 만나 할 얘기들이 참 많다.
그 분과 이야기하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서로의 마음이 잘 통하는 것 같아..
내 맘도 참 편하다.
이제 서봉으로 가려한다.

서봉으로 가는 도중 오른쪽에 위치한 거대한 바위산이
내 걸음을 멈추게 한다.

드디어 서봉에 다다랐다.
'아름다운 우리강산 아끼고 가꾸어서 후손에게 물려주자' 라는 글귀가
보인다. 비단 강산의 아름다운 모습뿐만아니라
우리네 살아가는 모든 사회와 정치 이념들..
그 모든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모습만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텐데.. 자꾸만 훼손되어져가고 퇴색해져만 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서봉에서 동봉을 바라보며..
동봉에서도 그러했듯이
이상하게도 서봉에 올라서니
그리워하는 사람을 기다리듯 동봉으로 눈길이 간다.

밑으로 내려다보이는 형형색색 채색단장한 단풍들...
동봉보다는 화려하진 않은 서봉이지만 단풍을 구경하기엔
오히려 서봉이 더 나은 듯해 보인다.
동봉보다는 험난해서인지 한적하다.
맥주한모금 입에 담는다.
거품터치는 소리가 바람소리처럼 시원하고 알싸하게
내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듯 하다.
팔공산 산행의 시작점인 수태골 연못을 내려다보며..

서봉에서 파계사 쪽으로 내려다보며...
능선을 경계로 단풍의 색깔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서봉 정상에서 만난 작은 고추잠자리.. 바위 위에 앉아
단풍 곱게 물든 팔공산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이제 산행을 마치고 내려가려한다. 올라왔던 길은 무료할 듯 해서
서봉 뒷길로 난 오솔길을 굳이 택했다.
내려가는 길 도무지 길이 분간이 되지 않아 이리저리 헤메이다가
에궁@@ 결국 길을 잃어버렸다.
다시 왔던길로 되돌아갈까 하던차에 밑에서 인기척이 났다.
다행히도 길을 아는 분을 만났다.
수태골로 내려가는 길을 상세히 묻고 다시 출발한다.
이젠 제법 길도 잘 나있다.

수태골 연못.. 하산하여 다시금 동봉과 서봉을 바라본다.
역시 서로 사랑하는 사이 같다^^*
그렇게.. 나의 팔공산 가을 단풍 기행은 막을 내렸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팔공산 종주코스를 밟아보리라!!!
팔공산을 내려와 집으로 가는 길 무태 부근에 줄지어 들어서있는
화훼단지.. 집으로 가져갈 국화꽃화분을 하나 샀다.
여러가지 국화꽃 중 몇몇 맘에드는 꽃들을 사진에 담아본다.




말없이 마음이 통하고,
그래서...
말없이 서로의 일을 챙겨서 도와주고,
그래서 늘 서로 고맙게 생각하고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바람을 막아주고는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서 있는 나무처럼..
그대와 나도 그렇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산 그림자를 깊게 안고 있고,
산이 높아서
물을 깊고 푸르게 만들어 주듯이
그렇게 함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산은 산대로 있고
물은 물대로 거기 있지만,
그래서...
서로 아름다운 풍경이 되듯..
그렇게 있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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